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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 있고 제2공항엔 없다' 또다른 갈등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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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16화] 제주 제2공항 역할분담과 운영권
국토교통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에서 7개 대안 검토
제주공항 국제선 전담하고 국내선은 제주공항과 분담하는 대안 최적
24시간 국제선 뜨는 공항 필요하다더니...사라진 제2공항 당위성
국내선 분담도 어느 노선 옮기느냐에 따라 항공사 반발 가능성
원희룡 제주지사 공항운영권 참여 요청에 국토부 "검토할 것"

지난 19일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최종보고회가 반대측의 저지로 무산됐다. (자료사진)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19년 6월 24일(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를 둘러싼 정치적, 정책적 현안들을 분석하고 제주 정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시간입니다. 지난주 특별한 자치이야기 15화에서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다뤘는데 오늘(24일) 16화도 이어간다구요?

◆이인> 15화에선 제주 제2공항 찬반 갈등의 역사를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최종보고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거기에 공항 역할분담 대안이 제시돼 있어서 이번 16화에선 그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류도성> 그날 최종보고회는 무산됐죠?

◆이인> 국토부가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에 의뢰해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19일 열릴 예정이던 용역 최종보고회는 제2공항 반대단체와 주민들의 저지로 무산됐습니다.

◇류도성> 그래서 최종보고회는 무산됐고 기본계획 용역 자료만 배포가 된 거군요?

◆이인> 용역 최종보고회 자료에는 제2공항 항공수요예측이나 시설규모 및 배치계획, 지역상생방안 등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 간 역할분담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류도성> 역할분담을 어떻게 한다는 거죠?

◆이인> 그러니까 제주공항과 제2공항에 국내선이나 국제선만을 배치할지, 아니면 국내선과 국제선을 절반씩 배치할지 등을 용역이 제시한 겁니다.

◇류도성> 용역에서 검토한 대안은 몇 개나 되나요?

◆이인> 모두 7개 대안을 검토했는데요. 1대안과 2대안은 아예 한쪽 공항에 국내선이든 국제선이든 전용으로 배치하는 안입니다. 하지만 어느쪽이든 수요쏠림 현상이 빚어지고 활주로 용량초과 문제도 발생한다며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류도성> 수요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는 말은 무슨 뜻이죠?

◆이인> 예를 들어 현 제주공항에 국내선만 배치하고 제2공항에는 국제선만 배치하거나 반대로 제주공항에 국제선만 배치하고 제2공항에는 국내선만 배치할 경우 수요가 한쪽으로 확 쏠리게 됩니다. 이유는 지난해 기준 제주 기점 국내선과 국제선의 비율이 93%대 7%로 국내선이 월등히 많기 때문입니다.

◇류도성> 국내선 수요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한쪽으로 국내선을 몰아주면 수요쏠림이나 활주로 용량초과가 발생한다는 거군요?

◆이인> 그렇습니다. 지난해 제주를 오고간 국내선 항공기는 15만5000여 대였지만 국제선은 1만2000여 대만 제주를 오고갔습니다. 따라서 제주공항이 됐든 제2공항이 됐든 국제선만 배치된 공항은 항공기 수요가 극히 저조한 반면, 국내선만 배치된 공항은 너무 많은 비행기가 오고 가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깁니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가 지난 19일 반대측의 저지로 무산됐다. (자료사진)

 

◇류도성> 또다른 대안들도 소개해 주시죠?

◆이인> 대안6과 대안7도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지적됐는데요, 국내선을 한쪽공항으로 몰아주고 국제선을 제주공항과 제2공항에 나누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역시 국내선과 국제선의 비율이 93%대 7%인 상황에서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을 나눠봐야 수요쏠림이나 활주로 용량초과를 피할 수 없다는 검토결과가 나왔습니다. 1,2대안과 같은 이유로 실현가능성이 없게 나온겁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3,4,5 대안이 남았네요?

◆이인> 대안3,4,5가 운영이 가능한 대안으로 제시됐는데요. 대안3은 제2공항에 국제선을 100% 배치하고 국내선은 현 제주공항과 50%씩 분담하는 방안입니다. 대안4는 반대로 현 제주공항에 국제선을 100%배치하고 국내선은 제2공항과 절반씩 나누는 방안입니다. 대안5는 제주공항과 제2공항이 비슷한 비율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분담하는 안입니다.

◇류도성> 용역은 최적 대안을 어떻게 꼽았나요?

◆이인> 국제선을 현 제주공항에 몰아주고 국내선은 제2공항과 나누는 대안4가 가장 적합한 안으로 제시됐습니다. 반대의 안인 제3대안 그리고 국내선과 국제선을 비슷한 비율로 나누는 제5대안은 경제성과 편리성, 접근성 등에서 대안4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류도성> 용역이 제4대안을 최적이라고 한 이유는 뭔가요?

◆이인> 일단 제주공항에 이미 국제선 운항을 위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국제선이 오고 가려면 공항에 세관과 출입국관리, 검역 등이 가능한 시설이 갖춰져야 하는데요. 현 제주공항에 관련 시설들이 모두 있기때문에 국제선을 100% 배치해야 한다는 겁니다.

◇류도성> 또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이인> 제주공항 인근에 이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권이 형성돼 있어 이같은 경제권을 유지할 수 있고 전체 도민의 70%가 몰려 있는 제주시쪽, 그러니까 현 제주공항에 국제선을 두는 것이 해외를 오고가는, 훨씬 많은 도민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대안4의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가 지난 19일 반대측의 저지로 무산됐다. (자료사진)

 

◇류도성> 대안4의 단점은 뭔가요?

◆이인> 현 제주공항에 국제선을 100% 배치할 경우 현 제주공항에서 비상상황으로 국제선이 폐쇄되면 제2공항이 이를 대체할 수 없고 제2공항에 국제선이 없으면 취항 항공사의 초기 이전 요인이 감소할 수 있는데다 제2공항 이용객은 환승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단점으로 나왔습니다.

◇류도성> 그런데 당초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는 큰 이유중 하나로 24시간 국제선 운항이 가능한 공항의 필요성이 꼽히지 않았나요?

◆이인> 현 제주공항이 소음 문제로 밤늦은 시간에는 국제선 운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4시간 국제선이 뜨고 내릴 수 있는 제주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가장 큰 이유중 하나였는데요. 만약 현 제주공항에 국제선을 100% 배치하는 대안4가 되면 제2공항의 필요성 하나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류도성> 제주공항 인근의 경제권 유지를 내세운 것도 당초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인> 제2공항을 추진하며 내세운 또다른 당위성으로 지역 균형발전이 있었습니다. 공항 인근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제주시에 국제선을 두는 것이 도민편리와 상권에 도움이 된다며 대안4를 최적대안으로 제시한건, 서귀포시민들의 편리와 새로운 상권 형성을 위해서도 즉 균형발전을 위해 제주 제2공항이 건설돼야 한다는 당초 취지와 배치된다는 겁니다.

◇류도성>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현 제주공항이 주공항이라는 점을 분명이 했어요?

◆이인> 현 제주공항은 주공항, 제2공항은 부공항 역할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다만 앞으로 여건변화에 따라 대응력을 달리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2공항은 당분간 국내선 전용으로 하되 단계별 개발계획 적용을 통해 향후에는 국제선도 운영할 수 있는 대응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류도성> 결국은 어떻게 조정을 해도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인> 국내선을 50%씩 분담하더라도 어떤 노선을 옮길거냐의 문제가 있습니다. 알짜 노선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따라 항공사의 반발이 있을테구요. 또 비수익 노선만 제2공항으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또 이미 현 제주공항에 자리를 잡은 항공사들이 제2공항으로 이전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세부적인 조정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희룡 제주지사 (자료사진)

 

◇류도성> 그래서 노선조정 등에 제주도가 개입하려면 공항 운영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죠?

◆이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제주도가 공항운영에 투자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제2공항 기본계획에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제주도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류도성>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과정에서 특히 공항운영권 참여나 역할분담 문제로 제주도가 정부에 건의한건 있나요?

◆이인> 원 지사가 김현미 장관을 만나 건의하긴 했지만 기본계획 수립 용역과정에선 진지한 대화가 오고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도는 역할분담 문제를 비롯한 공항 운영권 참여방안 등이 제주도의 과제로 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앞으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입장입니다.

◇류도성> 하지만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이 이번달 말 끝나지 않나요? 제주도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을까요?

◆이인> 제주도는 도 차원의 기본계획 반영과제를 발굴하고 있고 특히 공항운영권 참여에 의욕적인 모습인데요. 이달 말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더라도 반영할 수 있는 시기는 충분하다는게 제주도의 입장입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오는 10월 말 기본계획이 고시가 될 때까지는 제주도가 계속해서 의견제시를 할 수 있고 반영도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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