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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객 급감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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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52화] ‘코로나19’ 더 커진 乙의 고통
제주공항 소상공인들, 매출급감에 비싼 임대료 이중고
대기업 매장인 신세계푸드마저 제주공항 사업권 포기
제주관광 회복 가능성 요원 매출도없이 버티기 역부족
신라·롯데면세점 임시휴업에 협력업체 직원들 직격탄
사실상 정리해고에 권고사직까지…일자리 사라진 직원들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0년 6월 16일(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16일) 52번째 이야기는 코로나19에 더 커진 을의 고통을 준비했다구요?

◆이인> 코로나19 여파로 제주 관광업체들의 매출도 급감했죠. 제주공항 주요 매장과 시내면세점 역시 직격탄을 맞아 사업을 철수하거나 임시휴업을 하는 곳도 생겨났습니다. 이 때문에 제주공항 소상공인들은 매출하락과 비싼 임대료로 이중고를 겪고 있고 면세점 협력업체 직원들은 일자리까지 잃는 등 을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주공항에 입점한 식당가. (자료사진)

 


◇류도성> 우선 제주공항 얘기부터 해보죠. 어떤 상황인가요?

◆이인>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4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다섯 달 하고도 보름이 지난 6월 14일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0만 명이 찾은 것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제주공항에 있는 각 매장들도 파고를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류도성> 그래서 대기업마저 제주공항에서의 장사를 포기한다구요?

◆이인> 제주공항에 입점한 신세계푸드는 6월 30일자로 제주국제공항 내 식음료 매장 5곳의 사업권을 반납하고 영업을 종료합니다. 2011년 7월부터 공항 4층에 푸드코트 1곳과 한식.중식.일식 등 전문식당 3곳, 공항 1층에서 음료브랜드 1곳을 운영해 왔는데 모두 포기한다는 겁니다.

◇류도성> 이유는 뭔가요?

◆이인> 표면적으로 신세계푸드는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도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면 장사도 잘 안되는데 한국공항공사에 내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매출도 없는데 굳이 버티고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공항 식당 안내표지판.

 

◇류도성> 대기업마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한다면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더욱 크겠네요?

◆이인> 대기업인 신세계푸드도 나가 떨어지는데 소상공인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제주공항 내 상업시설은 식음료 매장 20여 곳과 특산품점 6곳을 비롯해 면세점과 은행, 약국 등 모두 60여 곳이 있는데요. 다들 사정은 비슷합니다. .

◇류도성> 한국공항공사에 내는 임대료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구요?

◆이인> 매월 정해진 금액인 고정 임대료를 한국공항공사에 내는 곳은 30곳이고 나머지 절반은 매출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는 매출연동 임대료를 내고 있습니다. 물론 매출연동 임대료도 일정 액수를 기본임대료(전체 임대료의 10% 차지)로 내야 합니다.

◇류도성> 왜 다른 거죠?

◆이인> 중국 사드 사태 이후인 2017년 하반기부터 매출연동 임대료 체계로 바뀌었는데 2017년 이전 계약업체는 그대로 고정 임대료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정 임대료를 내는 업체도 언젠가는 매출연동 임대료 체계로 바뀐다는 얘깁니다.

◇류도성> 제주공항 매장들은 입찰에 참가해서 낙찰받은 업체들이죠?

◆이인> 제주공항에서 매장 운영을 하려면 한국공항공사의 입찰에 참여해 각각 매출 대비 임대료 수준을 써냅니다. 이렇게 해서 제주공항 각 매장들은 매출의 10%에서 많게는 40%까지를 임대료로 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도성> 이번에 장사를 포기한 신세계푸드는 어떤 방식으로 임대료를 냈나요?

◆이인> 신세계푸드의 경우 2011년부터 운영을 해서 고정 임대료로 내왔었는데요. 당시 5년+2년 계약이었기 때문에 지난 2018년 다시 입찰에 참여해 사업권을 따냈습니다. 그래서 납부 방식이 고정 임대료에서 매출연동 임대료 체계로 변경됐습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제주공항 매장들이 내는 임대료는 어느 수준인가요?

◆이인> 지난해 가장 많은 고정 임대료를 낸 매장은 A특산품점으로 연 임대료가 25억원이었습니다. 매출연동 임대료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운영하는 면세점이 1년 632억원을 내 압도적 1위였구요. 개발센터 면세점을 제외하면 B특산품점이 낸 42억원이 가장 많습니다. 2군데 특산품점은 한달에 2억원에서 4억원을 임대료로 낸 겁니다.

제주공항 식당가 안내표지판 (자료사진)

 

◇류도성> 코로나19 시기 임대료 조정은 안됐나요?

◆이인> 한국공항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제주공항 내 상업시설의 임대료를 인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고정 임대료의 경우 중소상공인은 50%를, 중견기업 이상은 20%를 각각 인하했고 매출연동 임대료는 납부를 유예했다"고 말했습니다.

◇류도성> 아까 언급됐던 특산품점의 경우 임대료를 인하해도 한달에 1억원 이상을 내야하는 거군요?

◆이인> 대기업인 신세계푸드마저 사업을 포기하는 것을 보면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제주관광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요원한 상황에서 매출도 없이 비싼 공항 임대료를 내며 버티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얘깁니다.

◇류도성> 식당이 사라지면서 공항 이용객들의 불편도 커지겠네요?

◆이인> 신세계푸드가 매장을 정리하면 식음료 매장의 24%가 사라지게 됩니다. 정식 입찰을 통해 새로운 업체가 나타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주공항 이용객과 공항 상주 직원들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어 또다른 을들의 또다른 고통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류도성> 공항 직원식당이 있다는데 거긴 이용할 수 없나요?

◆이인> 한국공항공사와 제주지방항공청 직원들만 이용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항공사와 지상조업사 등 공항 상주직원과 공항 이용객들은 들어갈 수 없구요. 이 때문에 상주직원들은 국가기관 직원들 편의만 생각한다며 한국공항공사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공항공사측은 오는 8월 초 공항 1층에 푸드코트 매장 3곳과 디저트류 매장 3곳이 새로 들어온다며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류도성> 이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제주 시내면세점 얘길 해볼까요? 6월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어요?

◆이인>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지난 1일부터 제주시 연동에 운영중인 제주시내면세점을 임시 휴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입니다. 역시 제주시 연동에 있는 신라면세점 제주점도 6월 1일부터 임시휴업중입니다. 신라면세점은 한달간만 휴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 왔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제주 신라면세점. (자료사진)

 

◇류도성> 그렇다면 면세점 직원들은 휴직 상탠가요?

◆이인> 롯데면세점은 임시휴업 기간 직원 80명 중 최소인원을 제외한 70명은 유급 휴직 중입니다. 시설보수 유지 등을 위한 최소인력만 근무하고 있는 겁니다. 신라면세점도 휴업기간 100명 가량인 직원의 80%를 유급휴직으로 돌렸습니다.

◇류도성> 대기업 면세점이다보니 직원들의 고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군요. 문제는 협력업체 직원들이죠?

◆이인>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협력업체 직원들은 모두 1900여 명인데요. 이들은 풍전등화와 같은 신세가 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에 입점한 브랜드 업체의 직원들인데요. 정직원은 그나마 유급휴직이 실시되고 있지만 일부 계약직들은 사실상 정리해고 되는 상황입니다.

◇류도성> 어떻게 한다는 거죠?

◆이인> 일부 계약직들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전환했는데 다시 근무한다는 보장이 없어 사실상 정리해고라는 겁니다.

◇류도성> 권고사직 얘기도 들려요?

◆이인> 신규직원들이 대상인데요. 1년이 지나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1년 미만의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한다는 겁니다. 한 직원은 “권고사직의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어 회사에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류도성> 대기업 면세점의 휴업에 협력업체 직원들이 직격탄을 맞은 거군요?

◆이인> 한 면세점 관계자는 “파트너사들의 의견을 듣고 임시휴업을 결정한 것”이라며 “정부가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 유급휴직을 유도하는 업체가 많을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두가 힘든 상황속에서 을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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